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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이 귀찮거나 싫지 않았죠! 왜냐면. . . .

세대공감 임규정 읍장님에게

  • 정지승 기자 p6140311@hanmail.net
  • 입력 2021.06.11 10:04
  • 수정 2021.11.20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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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기 바람이 광활한 벌판을 가로지르며 내달리는 경쾌한 음(音). 그 소리가 적진에 도착하자마자 여기저기 수십의 적병들이 볏짚단 쓰러지듯 고꾸라진다. 바위를 만나면 바위를 꿰뚫고 무쇠를 만나면 모조리 두 동강 내버리는.


검은 하늘에 번갯불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불빛만이 번쩍일뿐, 그 형체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누구 하나 알아채는 이 없다.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발시(發矢). 수천의 적병은 100합도 안되어 완전 궤멸 돼 버렸으니, 가장 격렬한 바람으로 가장 뜨거운 불꽃으로, 모든 걸 부셔 버렸고 모든 걸 소멸시켜 버렸다. 하지만 모든 게 소멸된 그곳에선 가장 아름다운 꽃송이 하나가 피워나는 천하 신궁의 솜씨란 바로 이런 것.

 


완도 신궁, 임규정 금일읍장의 퇴임 소식에 후배들이 요청한 세대공감. 
조강철 팀장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한 부서에서 한 두 번만 근무해도 소중한 인연인데, 한 부서에서 네 번을 만나 함께 근무했다"고.
임규정 읍장과는 정말 큰 인연이라고 했다.


조 팀장은 "임규정 읍장은 사람과 술을(항상 격일제) 좋아해 자가용을 구입하지 않고 항상 도보로 이동하곤 했는데, 홍보팀에서 근무하던 어느 날 서울 방송국 출장을 갔다가 오는 도중, 중고 승용차를 구입해야겠다고 하길래 지인을 통해 광주 중고차 거래소에서 승용차를 구입, 그 길로 서로의 차를 몰고서 완도로 오게 됐다"고. 조 팀장은 앞에서 에스코트하며 천천히 가는데 불안한 마음에 자꾸 백미러를 통해 확인할 쯤, 갑자기 국도변에서 뒤따라오던 임 읍장의 차가 멈춰서 버렸단다.


갓길에 주차하고서 곧장 달려 가 운전석 문을 열었더니 6월초 한여름 날씨에 비지땀을 뻘뻘 흘리며 불구덩이에서 뛰쳐나오듯 임 읍장이 "오매, 쪄 죽것다" 하더란다. 알고보니 히터가 틀어져 있는데 처음 운전이라 작동법을 몰라 계속 운전했으니 사우나 한 번 개운하게 하지 않았겠냐고.


군의회 의장 비서로 있는 백창국 주무관.
"임규정 읍장님, 제가 읍장님을 만난 건 총무과 체육청소년계 시절 2004년으로 기억됩니다. 아마 스포츠 전지훈련이 완도에 처음 시작되었을 때, 체육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뭉친 어벤져스"
"얼마 안된 군청 생활도 어려웠지만, 왠지 말수가 없는 무서운 선배님이셨죠! 그때 우리팀은 이용신(현 금당면장님), 임규정(현 금일읍장님), 황성식 (현 건축팀장님), 조강철(현 박람회 홍보팀장님), 그리고 저였습니다"  "그해 여름 우리는 전국을 돌며 완도를 홍보했는데, 사람들은 완도가 어디에 있는지 축구를 하면 공이 바다에 빠지지 않느냐고 물어보기까지, 그 때 우린 자연스럽게 뭉쳐 완도만의 정(오리온 초코파이)을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전지훈련 쇄도, 축구와 야구 농구 역도 육상 테니스 등 여름 관광지인 완도에 겨울 비수기에 많은 운동선수들이 찾아와 식당과 숙박업소를 이용하고 지역특산품을 구매하는 등 완도에 새롭게 부는 스포츠 마케팅 바람이 불어왔죠"
"그 바람에 하루도 쉼없이 시작된 일과. 눈이 오면 눈을 치우고, 관광지를 물어오면 관광가이드가 되어 식당과 모텔을 안내하며, 저녁이면 타지에 와서 어려운 일이 없는지 소주 한 잔 기울이면서 아, 그렇게 지내 온 시간들"


"그 시절 생각나십니까? 임 읍장님이 했던 말 중 눈이 쌓인 운동장을 보면서 동생, 남들은 돈 주고도 운동한디 우리는 어짜것든가? 이렇게 하는거지”  백 주무관은 그 말이 귀찮거나 싫지 않았다고. 왜냐면, 임 읍장이 먼저 눈 치울 도구를 가지고 와 솔선수범 쓸 곳 가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단다. "그때 임 읍장을 보면서 과연 내가 저위치와 나이가 됐을 때 저럴 수 있을까? 벌써 17년이 흘렀는데 지금의 내가 과연 임 읍장님처럼 선배를 공경하고 후배들을 이끌고 있는지 반성하게 된다"고.


그리고 몸소 보여주었던 나의 이익보다는 조직을 생각하는 마음. 그리고 주민을 먼저 생각하는 위민정신은 결코 잊지 않겠다고.


고영상 주민복지과장. "임규정 금일읍장과는 2008년도부터 2년 동안 사회복지과에서 함께 근무하였고 그 인연으로 지금까지 함께 근무했던 이들과 모임을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언제나 원칙을 준수하며 소신과 책임감이 강하며 상하관계가 분명한 내유외강형으로 신의를 중시한 마음이 따뜻한 분이었다."고.


32년의 공직 생활을 하면서 1년 반을 금일읍장으로 고향 발전과 복지 증진을 위해 노심초사 하며 진력하신 모습은 후배들에게 귀감으로 각인되었단다.


이름을 밝히지 않는 모 공무원은 "늘 불평등과 불합리함을 보면 적극 싸우셨고 약한 주민을 위해선 앞장서 대변하면서 간지러운 곳을 속속히 해결해주었다"고 했다. "임 읍장님이 읍장으로 취임한 후 처음으로 한 일은 주민들에게 불을 밝혀주는 것" "도로변 가로등이 하나도 없어 어두운 길을 가는 주민들을 볼 때면 가슴이 아팠다"며 "없는 사업비를 모아 주요 도로변에 불을 밝혔고 10명도 되지 않은 마을을 찾아가 왜 마을이 이리 어둡냐면서 가로등을 2-3개 달아 그들의 눈을 밝혀준 아름다운 사람"


"직원들에게 우리는 항상 동료라며 돈까스 하나에 소맥 한 잔하기를 좋아했고 큰 대접이 아니라 소소한 밥 한그릇이여도 동료와 담소를 나누며 우리는 직원이 아닌 함께가는 동료로 동료애를 갖고 살아가야 한다고 했던 우리들의 읍장님"
"임 읍장님, 제가 어딜 가든 무엇을 하든 읍장님의 철학과 공직관을 잊지 않겠습니다."
"굿바이, 임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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