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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아, 저 강을 건너지 마오!

아름다운 기도 '엄마' 보길도 정도리 조영삼 정생자 부부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21.05.15 09:31
  • 수정 2021.05.16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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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을 사랑하는 마음에
더와 덜이 있을까요?
님을 사랑하는데 내가 덜하고
님을 사랑하는데 네가 더하는
두 마음이 있을까요?

님아?
있다면,
어제보단
오늘의 님을 더 사랑하고
있다면,
오늘보단
내일의 님을 더 사랑하고...
있다면...

님아, 저 강을 건너지 마오

 

 

 

첫 만남인데도  “우리 부부는 금슬이 엄청 좋아요”라는 말부터 꺼내는 부부.
그냥 봐도 너무 좋다.
옆에 있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부부.
그게 내공이다.
질문도 하기 전에 자랑스럽게 당당하게. 그 모습을 보니 사랑이라는 고귀한 표현도 작아지게 만드는 느낌이다.


해맑고 아름다운 모습의 천생연분 부부라는 생각이 내 내 감도는 걸 보면. 부부는 상대방을 기분 좋게 만드는 묘약을 가진 게 분명했다.  
보길면 정도리에 사는 조영삼(68세), 정생자(66세)부부의 이야기.
부부는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 진모영 감독의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님아: 여섯 나라에서 만난 노부부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현재 넥플릭스에서 절찬 상영중에 있다고 했다. 이 작품은 다큐멘터리 영화 사상 최초로 480만 관객을 동원하며 관객들의 큰사랑을 받았던 진 감독의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에서 영감을 받아 한국, 미국, 스페인, 브라질, 일본, 인도 등 여섯 나라 노부부의 일상을 통해 국경을 초월하는 보편적인 사랑과 감동의 순간을 담았다.
금슬 좋은 두 부부의 결혼이야기는 특별했다.


보길도에 사는 중학교 1학년 조영삼 군과 노화도에 사는 초등학교 6학년 정생자 양은 노화도와 보길도에 다리가 놓이기 전에 처음 만났다. 영삼 군이 중학교를 가기 위해 노화도로 가면서 윗집, 아랫집 사이에서 자연스레 소꿉놀이와 술래잡기를 하던 소년 소녀가 되었다.
그렇게 섬에서 자라면서 사랑한다, 보고싶다, 갖은 애정 표현을 담은 편지를 서로 주고 받으면서 사랑을 키워 갔다. 지척에서 서로 간에 사랑을 키우다보니 결혼도 일찍하게 되었단다.
방년 20세의 나이로 부부의 인연을 맺게 됐다고.


그리고 아이를 낳았다. 
그런데 첫딸이 돌이 되기 한 달 전, 군대에 징집이 돼서 3년동안 아내와 아이를 떠나 살면서 가슴 조리는 상황이 되었더란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때를 회상하며 조영삼 아버지가 말을 이어 가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있는 순간 가슴 속이 사르르.

"누구보다 고귀하고 경건한 사랑이었구나!" 생각하게 만들었다.
어촌생활에서 늘 고되고,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어 다치기도 하고 또, 집안에 슬픈 일도 생기지만 그럴 때마다 서로 먼저 아픔을 알아주고, 보듬어주고, 다독이면서 감싸 안아주어 부부의 삶이 훨씬 더 단단해지게 되었다고.


"힘들 때 서로 흔들리지 않고 그 상황을  이겨낸다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자상하게 웃으며 말을 건네는 영삼 남편. 요즘은 이혼하는 가정이 많은 시대라서 정말 힘겨운 삶을 사는 사람이 많은데, 이 부부가 살아가는 방법을 보고 있으니 더할나위  없이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부부의 상이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에서 부부의 이야기를 보면 이건 머, 사랑이 좀 진하게 표현되는 장면들이 많다. 서로가 서로에게 사랑의 터치가 굉장히 많다는 것.


그것은 늘 아픈 곳을 서로 만져지고, 마사지 해주고, 파스 붙여주고, 장난스런 스킨십까지,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서로가 마냥 좋아서, 아무도 신경쓸 일 없이, 남의 눈길도 안주고, 이럴수도 있구나 싶다. 매번, 매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서로가 서로의 건강을 살피는 것은 어색함 하나 없이 아주 자연스럽게 표현 한다는 것.


그것은 부부의 사랑에 '가식 덩어리'가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일 터.
"이것이야말로 금슬 좋은 부부라기에 정말 손색이 없다"고 주위 사람들은 말한다.
이들 부부를 보면 이렇게 늙어도 후회 없이 사랑했노라 말할 수 있는 진정한 사랑을 배우게 된다고. 
슬하엔 2남 3녀의 자녀를 두었다. 


다복한 삶을 사는 표본이라고.
부부가 함께 바다에 나가 일을 종종 하게 되는데, 바닷일을 하는 날이면 남편 남편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진다. 언제부터인가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아내에게 큰소리로 말하다 보니 뱃일 할 때면 항상 목이 쉬어 센소리가 난다고. 아내가 안쓰러워 이제는 일을 그만두고 싶지만 그래도 몸이 허락하는 날까지 같이 벌이를 하며 오순도순 사랑하며 살겠다는 이 부부는 오늘도 서로를 생각하며 항상 웃음으로 살아 간다.
50년 세월을 변함없이 아픔도, 슬픔도, 서로 나누며 함께한 조영삼, 정생자 부부. 이 시대의 사랑 중에 제일 큰 것이  있다면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과  소통하고 배려하는 것이 인생의 가장 좋은 지침이 되는  것이라고.

 

두려워라
임이 없는 날
그리움에 죽을 것만 같아서

임아, 저 강을 건너지 마셔라

내 눈엔 임의 얼굴만 보이고
내 귀엔 임의 숨소리만 들리고
내 입에선 임이만 부른다오.

임아, 저 강을 건너지 마셔라!

이 사랑,
멈추지 마셔라!

결코 내가 살아갈 수 없음을
정말로 내가 지켜볼 수 없음을
결단코 내가 어이할 수 없음을...

임아, 저 강을 건너지 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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