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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40돌, 그 아픈 오월이 간다

[완도 시론] 김남철 / 나주 독립운동기념사업회 이사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0.05.29 13:56
  • 수정 2020.05.3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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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은 아프게 와서 또 아프게 간다.

올해는 5·18의 40돌이었다. ‘기억하라 오월정신! 꽃피어라 대동세상!’라는 주제로 40돌을 통해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통한 명예회복 및 기념과 계승을 하기 위한 모색과 질적 전환의 기회로 삼고자 했다. 진즉부터 ‘5·18 40주년 행사위원회’가 구성되어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프로그램을 확정하여 추진해왔다. 5·18의 전국화와 세계화라는 과제를 안고, 광주는 물론이고 전국에서 여러 모습으로 행사가 준비되어왔다.

그런데 정말 예상하지 않은 코로나19는 5·18행사를 축소하거나 취소하게 만드는 무서운 바이러스로 등장했다. 모든 사회적 활동을 제약하고 행사는커녕 사람을 모이는 것조차도 허락하지 않은 정도로 강력하고도 당황스러운 상황이 전개되었다. 설마 했던 것들이 코로나 역습으로 40주년의 행사와 프로그램이 진행되기 힘들게 되고, 결국은 그 많은 행사들이 취소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5·18의 정신과 가치를 기억 계승하고 자 했던 일들이 수면 밑으로 가라앉게 되었다. 아픈 5월이 다시 아픈 오월 속으로 빠져 들었다. 40년 전 이팝꽃이 흐드러지게 피던 5월 어느 날. 백주 대낮에 천인공노할 계엄군의 학살이 시작되었다.

그것도 평온한 일상을 깨고, ‘계엄 철폐’와 ‘민주회복’을 외친 시민들에게 무차별 살상을 가하며, 죽음의 도시로 몰아간 5·18이 아직도 제대로 진실 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학살자 처벌은 모르쇠로 일관하는 전두환 일당들의 저항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다행히 민주정권이 들어서서 새로운 자료들과 증언들이 이루어져 그동안의 왜곡과 부정에 대해 어느 정도 실체적인 규명이 이루어지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그 중에서도 온라인을 통해 ‘5·18 진실찾기’의 해시태그 챌린지 활동을 비롯한 동영상, 카드 뉴스, 유투브 등으로 참신하고 톡톡 튀는 감각으로 5·18을 알리고 이해하려는 모습은 희망적이다. 교육기관에서도 5·18을 겪지 않은 세대들의 코드에 맞는 자료를 개발하여 보급하였다. 특히 광주교육청과 전남교육청은 518 개정교과서를 발행하고, 관련 동영상을 제작하여 전국에 배부하였다.

코로나 난국에서도 학생들의 교육은 계속되어야 하며, 비록 행사는 축소 진행되었지만 5·18의 정신과 가치는 기억 계승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난국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전환을 가져오고 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사회 전반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유지해왔던 사회적 시스템은 물론이고 근본적인 철학과 생각을 전환할 수밖에 없는 환경과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일상적인 안전과 평온함을 유지하고, 인간의 삶과 관계 방식이 새로운 형태로 민주주의와 인권과 평화는 어떤 방식으로 변화되어야 할 것인가를 모색해야 할 때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일상적인 삶의 패턴을 전면적으로 수정해야 함을 예고한다.

그리고 학생들이 나오지 않는 학교는 ‘온라인 수업’으로 부분적으로 대체해 유지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교육 방식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5차례의 개학 연기, 그리고 부분 등교 등 일찍이 없었던 학교와 교육방식은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 진정 오월 정신에서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일까?그래서 2020년의 오월은 아프고 또 아프다.

오월은 어버이 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이 있어 모두 가정과 행복을 생각하는 달이다. 또한 정상적인 학교수업이 이루어지는 상황에서는 각종 행사가 이루어지는 달이기도 하다. 그런데 체육대회, 수학여행, 체험 학습 등 교육활동이 학교에서만 아닌 사회 전체에서 이루어지는 것들이 코로나로 모두 금지되거나 제한되었다. 학교를 나가지 못하고 집에서 유폐된 아이들이 학교를 가고 싶다는 아우성을 한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무슨 희망을 말해 줄 것인가? 아픈 5월에 우리는 어떤 답을 줄 것인지 집단지성의 힘을 발휘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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