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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술을 깨게 하고 잠을 적게 한다.

[완도차밭, 은선동의 茶 文化 산책 -68] 김덕찬 / 원불교 청해진다원 교무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9.07.12 11:45
  • 수정 2019.07.12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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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찬 / 원불교 청해진다원 교무

 

 “해정소면증주성, 탈속반채문제영, -중략-”(동다송4송).
 
“취한 술을 깨게 해 주고(해정) 잠마저도 줄인다(소면) 함은 주성이 증언했고, 또한 제나라 안영은 거친 탈속반(현미)에 차 나물을 즐겨 먹은 이야기가 전해졌으며, ~ 중략 ~”

  <이아>에 가(차)는 쓴차라고 하였다. <광아>에 형주와 파주 지방에서는 그 잎을 채취하여 끓여 마시면 술이 깨고 잠이 적어진다고 하였다. 또 <안자춘추>에 안영이 제의 경공 때 재상을 지내는 동안 현미밥에 구운 고기 세 꽂이와 계란 다섯 알과 차 나물만 먹었다고 하였다.
해정이란 성주(술깰성, 술주)와 같은 뜻으로 술을 깬다는 의미이며 뇌를 깨게 하는 작용, 즉 술을 깨 정신을 맑게 한다는 뜻이다. 이는 차의 성분 중 카테킨의 해독작용이라고 볼 수 있고, 소면은 잠을 적게한다는 뜻이다. 이는 차의 성분 중 소량이지만 카페인의 작용이다. 다만, 커피의 카페인과는 달리 진정의 효과가 더 강하게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거친 현미밥에 차나물이라. 

 오늘날 차를 활용한 음식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고 많다. 차의 생엽을 활용한 경우도 많지만, 차를 마시다보면 차의 맛이 다 나왔다 싶어 그만 마시고 싶은 상태의 찻잎인데도 그 성분은 절반도 못 나온 점을 활용하여 이를 모아두었다가 다양한 종류의 차음식 등을 만든다. 떡 종류 등은 찻자리의 다식으로 손색이 없고, 즉석에서 약간의 참기름과 고추장을 섞어 만들면 그 맛이 일품이며, 튀김옷을 입힌 요리의 맛도 일품이다. 이외에도 더 전문적이고 품격 높은 차요리의 형태는 얼마든지 많다. 다만, 그 시대의 어쩔 수 없는 형편에 따라 주위의 찻잎을 활용하여 그와 같이 먹을 수밖에 없는 까닭도 있었겠지만, 사정은 뒤에 두고라고 그렇게나마 차와 찻잎을 활용한 다양한 먹거리들을 옛 선인들도 일상속에 응용하였음을 옛 문헌들을 통해서 살펴보고 엿볼 수 있으니 차를 즐기는 후학으로서 반가운 마음이다.

 이와 같이 오래전 과거에도 차는 단순히 약용으로만 마셔왔던 것이 아니라 일상 생활속에 음식의 한 영역을 차지하기도 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시에 약리적 작용을 보다 보편화  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기호적 특성을 발현시켜 상음할 수 있도록 발전시킨 선인들의 지혜에 감사의 마음이 깊어진다. 지금도 역시 차가 갖는 강한 특성은 해독성과 면역력 증강에 있어 건강 증진과 보건의 의미를 무시하기 어렵다. 물론 차를 통한 문화적 정서함양과 다양한 실용적 순 기능은 이루 말로 다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이처럼 과거 오래전부터 오늘날에 이르기 까지 차가 갖는 의미는 우리의 일상과 뗄 수 없는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어 어찌 다행히 차를 알았을까 싶다. 

 차를 통한 내게 주어진 삶의 다양성은 풍요로움과 여유로움의 극치이다. 그 풍요로움의 근간은 바로 소중하고 귀한 맑은 영혼들과의 아름다운 교류에 있기 때문이고, 여유로움은 세간의 경계에 흔들리지 않고 자연과 더불어 여여함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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