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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열 정신 이어받자" 완도서 울려 퍼진 그날의 함성

'항일운동 3대 성지’ 완도군, 군 주도 공식행사로 3·15 독립만세운동 100주년 재현

  • 박주성 기자 pressmania@naver.com
  • 입력 2019.03.17 23:29
  • 수정 2019.03.17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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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운동 3대 성지로 유명한 전남 완도에서 기미년(1919) 3·15 만세운동 그날의 함성이 100년만에 다시 울려 퍼졌다.

완도군은 지난 15일 3·1운동 및 완도 3·15 독립만세운동 100주년을 맞아 독립유족회와 광복회원, 보훈단체 등 주민 8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항일운동 100년의 울림! 해양치유 100년의 미래!’라는 주제로 ‘완도 3·15 독립만세운동 재현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3·1운동은 대한제국 고종의 장례식을 계기로 1919년 3월 1일 서울에서 시작된 일제의 지배에 항거하는 만세운동으로, 완도의 경우 서울 중앙고보 졸업생이자 나중에 완도항일독립운동의 중심인물로 성장하는 송내호 선생이 고향에 내려와 소안면의 정남국, 최형천, 신준희, 김경천, 강정태(일명 강사원), 백태윤, 완도읍의 나봉균, 최사열 등 지역의 열혈지사들과 협의하여 천도교·기독교계 인물들과 연합하여 3월 15일 완도읍에서 수백명이 모여 만세시위 운동을 전개했다.

당시 대도시도 아니고, 서울과 거리가 멀어 교통편도 안좋았던 완도였지만, 이는 유관순 열사로 대표되는 천안 아우내장터 만세시위 운동보다 보름여 빠른 것이었다. 더구나 일제 주재소가 있는 신지면에서는 상산에 대형 태극기를 게양해 우리 민족의 기상을 보여주기도 했으며, 완도공립보통학교에서도 학생들이 만세시위를 전개하려다 시위 당일 경찰에 구금돼 무산되기도 했다.  

완도의 만세운동은 이듬해 1월 고종황제의 1주기를 계기로 청소년들의 만세운동으로까지 이어졌다. 그 중에도 고금면 도남리의 보통학교 학생 정학균을 중심으로 일어난 1월 22일의 만세시위가 대표적이었다. 완도에서 만세운동으로 송내호, 정학균, 이현열 등이 체포돼 징역 또는 태형을 당했다.

3·1 독립만세시위 뿐만 아니라 완도의 항일운동은 섬 사람 대부분이 불령선인(不逞鮮人, 불온하고 불량한 조선 사람이라는 뜻)으로 감옥으로 끌려간 주민들을 생각하며 겨울에도 이불을 덮지 않고 잘 정도로 항일정신이 투철했던 ‘소안도의 항일운동’과 총 85명의 피고 중 광주 출신 12명 다음으로 많은 8명의 피고가 완도 출신이었고, 신지면 장석천 등이 크게 활약한 ‘광주학생운동’, 1930년대 일제의 가혹한 수탈에 맞선 호남지역 민초들의 항일투쟁운동이었던 ‘전남운동협의회 사건’ 주도 등 굵직굵직한 사건 외에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완도의 선열들은 전국 차원의 항일운동에서 항상 앞장섰으며, 때로는 동양 삼국을 무대로 활동하였고 때로는 완도지역을 중심으로 항거했다. 이 때문에 완도는 일제강점기 함경도 북청, 경상도 동래 등과 함께 가장 격렬한 항일운동을 펼친 항일운동의 3대 성지로 불린다.
 

완도군은 3·15독립만세운동 10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며 2019년 3월 15일을 기점으로 새로운 미래 100년을 다짐”하고자 이번 100주년 재현행사를 다른 해와 달리 군 주도로 마련했다.

이날 행사는 먼저 전남도에서 전달된 횃불을 신우철 완도군수가 전달받아 완도 3·15독립만세운동의 일익을 담당한 청년회를 상징해 각 지역을 대표하는 청년회장들에게 전달하며 시작됐다.

이어 1919년 3월 15일 그날, 청년들과 천도교·예수교인들을 중심으로 독립만세운동이 외쳐진 것처럼 만세 삼창과 함께 4구간에서 군민 4백여명이 태극기를 들고 동시에 입장하며 그날의 함성을 재현해 뜨거운 울림을 전했다. 또한 완도 근대 항일운동의 선구적 사건인 ‘당사도 등대 습격 의거’를 연극으로 선보여 식전행사를 빛냈다.

본행사에서는 (사)소안항일운동기념사업회 이대욱 회장의 완도 3·15 독립만세운동 경과보고와 각계각층 대표 7명의 독립선언서 낭독, 완도중·완도여중 학생 40명의 3·1절 노래 제창, 소프라노 박성경의 ‘이별가’ 공연, 완도 미래 100년의 희망을 담은 종이비행기 날리기 등을 참가 군민과 함께했다. 행사는 재현행사 장소인 해조류센터를 시작으로 완도 5일 장터를 지나는 가두행진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신우철 군수는 “이번 행사를 통해 많은 분들이 항일독립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 됐기를 바란다”며 “우리 선열들의 정신을 이어 받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로 다 함께 미래를 준비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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