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정말이지, 군민의 혈세 8억원 잘 해드셨습니다”

[사설]헛힘만 쓰면서 무용론이 불궈지고 있는 군 예산 8억 투입된 장보고수산물축제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8.05.12 21:58
  • 수정 2018.05.12 22:00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8일 완도군에서는 보도자료를 통해 "2018 완도 장보고수산물 축제가 4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마무리 됐다"면서 "축제 기간동안 5만1000명의 관광객이 행사장을 다녀갔으며 행사장 내 전복 할인 판매 행사로 수산물 홍보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 21회째를 맞이하는 장보고 축제를 변화하기 위해 장보고대사의 역사적 인물을 주제로 대한민국 청정바다 수도 완도의 수산물을 관광객에게 새롭게 선을 보여 수산물 판촉 프로그램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또 "국내 경기침체 및 전복 소비 둔화로 전복어업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번 축제 기간동안 (사)한국전복산업연합회와 전복주식회사 등에서 어업인과 생산자가 모두 만족하는 완도 전복 특별 할인 판매행사와 함께 완도 전복의 우수성을 전국에 알렸다"고 덧붙였다. 정말, 완도군의 일방적인 보도자료가 사실이라면 앞으로 완도의 전복산업과 지역경제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법하다.

가려도 정도껏 가려야지 이건 손바닥으로 태양을 가렸어도 너무 가렸지 않았는가! 이번 축제에서 빛나는 건, 바쁜 농번기철에도 불구하고 행사를 위해 성의껏 준비해 온 각 읍면의 주민들이었고, 그나마 축제를 살려준 것은 축제의 성패를 평가 내리기가 어렵게 주최측 편에 맞춰 내려 준 비였다.

이번 축제는 8억원의 순수 군비가 투여됐지만, 10억원이 들어간 인근 명량대첩축제와 비교하더라도 규모와 내실면에서 비교가 부끄럽다. 황금연휴에 따른 외지 관광객을 유인할만한 신선한 기획력이 없어 어느 시골마을 동네 잔치가 아닌가하는 비야냥에다 읍 상가들은 그들만의 리그에 장보고 축제가 끝나야만이 손님들이 온다고 더 불만이다.

21회를 맞고 있는데도 똑같은 레파토리. 이렇게 식상해진 이유는 기획자가 축제의 비전과 가치를 제시하기는 커녕 기획 자체를 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처럼 전복값이 최악일 경우엔, 전복을 핵심 주제로 설정해 축제 전반을 이끌어야 했지만, 이러한 고민의 흔적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이와 함께 장보고하면 해양과 개척, 모험 정신을 바탕으로 한 해상왕인데, 장보고에 대한 정체성 또한 이름 뿐이었다.

주민을 참여시켰다고는 하지만, 주민들과 진지한 소통이 없어 축제가 끝나고도 장보고 장례 길놀이는 설왕설래하는 모습이다. 한마디로 감동이 없다. 감동이 없으니, 주민은 주민대로 공무원들은 공무원대로 헛힘만 쓰면서 무용론이 불궈지고 있다. "정말이지, 한 방에 군민 혈세 8억원 잘 해드셨습니다"다.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