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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군 전복산업이 위기인가? 기회인가?

[행정 칼럼]김일 완도군 전복소비촉진대책본부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8.05.07 14:37
  • 수정 2018.05.0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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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 / 완도군 전복소비촉진대책본부

우리나라 전복산업의 메카로 불리는 완도군은 약 3,000어가가 전복양식업 종사하고 있습니다. 치패생산과 미역, 다시마 등 먹이 종자생산자 및 공급자 그리고 가공·유통업 등 관련 산업에 종사한 가족들까지 포함한다면 10,000여명에 이르고 있어 군민의 20% 정도가 전복산업에 매달려 있는 셈입니다. 년간 7천억원 정도의 경제유발 효과를 내고 있는 전복산업은 지역경제의 중심산업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전복산업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국내 경기침체와 여전히 안개속인 중국시장의 수출량 감소 여파가 소비량에 직접 타격을 주면서 전복가격이 하락을 거듭하고 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작황까지 좋아서 생산량이 작년에 비해 25%이상 늘어 수급 불균형을 부추겼습니다.

2~3월에 출하했어야 할  큰 전복들이 아직도 가두리에 남아 있고 일부 유통업체에서는 보관중인 전복들을 다시 산지 가두리로 돌려보내는 일까지 발생했습니다.

전복산업이 위기에 맞닿은 상황임은 분명합니다. 시름에 빠진 생산자들은 완도군에서 대책을 강구하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산지가격은 내려가는데 종자가격과 유통거래 가격은 오히려 올라가고 있어 생산자들만 죽어라 피해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맞는 주장입니다. 종자생산자들은 어업인들이 큰 종자만 원하고 있어 생산경비가 더 들어간다고 말합니다. 일리가 있습니다. 유통업체에서는 산지에서 운반해오는 경비와 포장 재료비,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큰 마진이 없다고 합니다. 수긍이 갑니다. 몇 년전 약산으로 귀어하신 전복생산자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지금까지 불법시설을 방치한 행정도 책임이 크다면서 강력하게 조치해 달라고 합니다.

지난 4월 24일, 전복관련 단체와 유통업체 그리고 수산업경영인들과 함께 전복소비촉진 종합대책 간담회를 갖었습니다. 작금의 상황에 대한 진단보다는 일단 유통침체 상태인 큰 전복을 할인행사를 통해서 소비시켜 산란기와 태풍이 오기 전에 출하시키자고 뜻을 모왔습니다. 완도군에서는 실과별로 대응전략을 발표하고 다음날 바로 향우회, 대형유통, 산업단지, 아파트 대단지 등 방문 길에 나섰습니다. 결재권자가 부재중일 때는 책상 위에다 결재서류를 놓고 갑니다. 직원들은 SNS를 통해서 할인행사를 전파하느라 바빠졌습니다.

할인행사에 동참하고 있는 유통단체들도 적극적입니다. 지금은 이윤을 따질 상황이 아님을 공감하고 있는 겁니다. 할인행사가 유통만 도와 준다고 생산자들로부터 항의전화가 쏟아졌습니다. 숨통을 틀만한 물량이 1,000톤 가량입니다. 유통을 통하지 않으면 처리하기 힘든 물량입니다. 할인행사는 5월말까지 하기로 했습니다.

지역에서 사회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 지인이 SNS에 전복할인행사 내용을 올렸습니다. 지역의 현안문제로 바라본 겁니다. 댓글을 남겼더니 장기적인 대책을 고민할 때라고 답글을 줬습니다. 요즘 윗분들은 전복 할인행사 홍보차 관외로 출장 중입니다. 전복산업 전반에 걸친 진단과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가 내려집니다. 이미 진단과 대책이 나왔는데 말입니다. 종자가격 낮추고 유통마진 줄이고 시설량을 재 조정하고...,

생산자가 힘들어지면 종자도 유통도 모두가 힘들어 집니다. 함께 고민할 시기가 왔습니다. 5월말까지 할인행사가 끝나면 분야별 진단과 함께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서 곧바로 간담회를 갖을 계획입니다. 위기의 전복산업을 기회로 삼을 때가 온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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